적립식 펀드 투자 어떻게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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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올초부터 적립식 펀드에 매달 일정 금액을 꼬박꼬박 넣은 투자자들은 전체 장세 흐름과 상관없이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오르면 오르는 대로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는 장기 분할 투자의 성과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가입하면서 돈을 한꺼번에 넣는 다른 주식형펀드들이 대부분 손실을 보고 있는 점과 대조를 보인다. 하지만 일부 적립식 펀드는 은행 정기예금보다 수익률이 낮아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미쳤다. 따라서 운용사의 장기적인 운용 능력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약세장서 두드러진 수익률=주요 적립식 펀드에 매달 21일 일정금액을 투자한 경우 얼마나 남았는지 수익률을 구해봤다. 'KB스타적립식주식1'의 경우 연초 이후 3%의 수익을 기록해 목돈을 한꺼번에 넣은 거치식(-3.28%)이나 일반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 (-4.5%)보다 월등했다.

어느 펀드나 목돈을 한꺼번에 넣었을 때보다 매달 적립식으로 돈을 넣은 경우가 연초 이후 수익률이 좋았다. 이는 적립식의 '지렛대 효과'때문이었다. 즉 주가가 하락할 때도 싼값에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게 돼 주가가 반등할 때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또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는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사들이기 때문에 주가 급락에 따른 손실을 줄일 수 있는 효과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에서 판매하는 '인디펜던스주식형펀드'와 'KBI 주식형펀드'의 경우 올해 주가가 고점이었던 4월 29일께 가입했어도 지난달 14일 현재 각각 4.57%, 3.92%의 수익을 냈다. 미래에셋 측은 3월 이후 팔기 시작한 이들 펀드에 매달 돈을 넣은 투자자 5500여명이 모두 플러스 수익을 냈다고 밝혔다.

◆어떻게 고르나=은행 적금은 은행별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적립식펀드는 수익률 차이가 은행 적금보다 훨씬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때론 원금을 잃을 수도 있다.

제로인의 이재순 팀장은 "지금까지의 성과뿐 아니라, 운용사의 장기적인 운용 능력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며 "한두명의 스타매니저가 관리하는 펀드보다는, 회사가 운용 조직을 잘 꾸리며 성실하게 실적을 챙기는 펀드를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생긴 지 오래됐는데도 너무 규모가 적거나, 유행에 따라 만들어진 적립식 펀드는 나중에 관리가 소흘해질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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