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집무실에 지도 붙여놓고 노선 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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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이 1967년 경부고속도로 예정지를 순찰하고 있다. [도로공사 제공]

경부고속도로 건설 주역들의 모임인 ‘77회’ 회장 방동식(79) 전 도로공사 기술본부장은 “경부고속도로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나라에서 국민이 하면 된다는 의지 하나만 갖고 이뤄 낸 자랑스러운 역사”라고 말했다. ‘77회’는 건설 과정에서 희생된 77명을 기리고 개통일(7월 7일)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다.

- 당시 어떤 일을 했나.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1967년 12월 말 나를 포함한 공병대 장교와 건설부 공무원 등 다섯 명을 청와대로 불러 파견단을 꾸렸다. 박 대통령은 집무실에 75만 분의 1 지도를 붙여 놓고 연필로 노선을 그리고 색칠을 했다. 현지 답사를 해서 공사비를 엄격히 책정하는 게 주 임무였다. 군대에서 산길을 몇 번 깐 경험으로 공사비를 책정하라니 말이 되나. 그만큼 대통령 의지가 강했다.”

- 건설 당시 사회적 상황과 관심은.

“박 대통령은 ‘공산당을 이기려면 경제 건설밖에 없다. 그러려면 경제의 핏줄인 고속도로가 필요하다’며 독려했다. 국민이 동참해 논 밭을 내놓고 도시 건물을 허물었다. 야당 등 일부에서 반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 경부고속도로 건설의 의미는.

“‘하면 된다’는 자신감과 불굴의 의지가 있어 가능했다. 또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이 있었기에 모든 국민이 똘똘 뭉칠 수 있었다. 나라의 동맥을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산다. ”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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