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국회…민주당 답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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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는 2일 국회 전망을 묻자 "저쪽에서 에코(메아리)가 있어야지…" 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민주당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한나라당측에 3역회의를 제안했다. 협상창구를 확대, 일괄타결을 노린 제의였다. 하지만 이 제안은 이내 거부당했다.

徐대표의 날치기 사과 기자회견으로 경색국면을 풀어보려던 민주당은 '국회법 개정안은 협상대상이 안된다' 는 한나라당측 반응이 전해지자 이마저 취소했다.

徐대표는 "사과 기자회견이 해법이 되지 못하는데 어떻게 하느냐" 고 설명했다.

답답한 민주당은 이날 하루 종일 명분 축적으로 시간을 보냈다.

박병석(朴炳錫)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상임위 개최를 물리적으로 제지할 경우 충돌을 피하기로 했다" 며 무리한 국회 운영을 안하겠다는 입장을 재천명했다.

이런 식이라도 국회 파행 책임이 한나라당의 실력저지에 있음을 여론에 알리려는 것이다.

그러나 파행이 길어지면서 민주당의 고민은 쌓이고 있다.

우선 국회 본회의 단독처리 가능성은 더욱 줄어들었다. 의결정족수 때문이다.

무소속 정몽준(鄭夢準)의원은 이날 국제축구연맹(FIFA) 업무차 스위스 취리히로 출국했고, 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의원은 단독국회에 참여할 수 없다며 지역구인 보령으로 내려가버렸다.

민주(1백19석)+자민련(17석)+α(4석)의 비 한나라 연대 중 2명이 빠진 셈이다.

단독국회 사회 거부의사를 보인 이만섭(李萬燮)의장까지 빼면 꼭 과반수(1백37석)다.

게다가 이번 임시국회 회기로 잡았던 4일까진 이제 이틀의 시간밖에 없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는 어려운데 청와대는 이미 개각 초읽기를 시작했다. 답답했던지 朴대변인은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 이라는 말까지 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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