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송구홍 "이젠 송공으로 불러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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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이젠 '송구 홈(Home)' 이 아니라 '송공' 입니다."

허슬 플레이가 돋보이는 LG 송구홍(32)의 등번호는 흔치 않은 '00' 이다. 자기 이름을 빨리 읽으면 '송공' 이라고 발음하는 데서 착안했다.

송에게는 뼈아픈 기억이 있다. 1995년 롯데와 플레이오프 3차전. 한 경기씩 주고 받아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었다.

LG가 6 - 5 간발의 차로 앞서던 7회말 1사만루의 위기에서 3루를 지키던 송에게 평범한 땅볼이 굴러왔다.

홈에서 1루로 이어지는 병살 플레이가 가능해 보였으나 송이 포수 김동수에게 던진 공은 3루 주자를 맞히며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결국 LG가 6 - 7로 역전패하면서 LG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좌절됐다. 송은 '송구 홈' 이라는 비아냥에 시달렸다.

이후 송의 야구 인생은 굴곡의 연속이었다. 98년 해태, 99년 쌍방울로 트레이드된 뒤 올시즌 다시 LG로 돌아왔으나 오른쪽 장딴지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다시 3루 수비를 맡게 된 송은 몸을 아끼지 않는 특유의 플레이로 그라운드를 휘젓고 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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