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컨설팅] 경기 과천 주공3단지 재건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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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Q 재건축 이야기가 나오는 경기도 과천의 주공3단지 저층 아파트를 구입하려 한다. 재건축이 언제쯤 될 수 있고, 지금 사도 투자가치는 있는가.

A 과천 주공 아파트의 재건축 이야기는 몇년 전부터 나돌았다. 지은 지 18년 정도 됐으니 재건축 분위기가 조성될 만도 하다. 현행 규정상 20년이 넘으면 재건축할 수 있고 붕괴 우려가 큰 경우 20년이 안됐더라도 가능하다.

하지만 공동주택은 주민들이 원한다고 해 다 재건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군.구가 정해준 안전진단기관을 통해 재건축이 불가피하다는 판정을 받아야 한다.

과천에서 재건축 이야기가 가장 먼저 나온 주공3단지도 마찬가지다.

주공3단지 재건축추진위원회는 1998년 과천시에 안전진단기관을 선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시는 진단기관 선정에 앞서 전문가들을 통해 건물 안전성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는데 최근 그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적어도 2007년까지 사용해도 큰 위험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다시 말해 앞으로 7년간은 재건축 이야기를 꺼낼 수 없게 됐다. 가장 먼저 재건축을 추진해온 3단지가 그렇게 됐으니 다른 단지는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면 7년 뒤엔 재건축이 가능한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지금 분위기로는 설령 재건축이 허용된다 해도 고층으로 짓기가 어려울 것 같다. 과천시가 고밀도 개발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택부족 등에 따라 정부 정책이 바뀌면 모르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고밀도 개발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앞으로 시는 아파트 단지에 대해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할 예정인데 이 때 용적률.건폐율.층수.녹지비율 등을 정하게 된다.

전국에서 가장 쾌적한 도시로 불리는 과천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재건축을 허용하더라도 용적률이 낮은 저밀도 개발로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

현행 건축법에 따라 고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 해도 지구단위계획을 세울 때 용적률을 낮춰 놓으면 그 기준을 따를 수밖에 없다.

지구단위계획에 용적률을 1백50%로 정해 놓으면 재건축 아파트의 용적률도 이 범위를 넘을 수 없다는 얘기다.

아직 재건축 관련 기준이 정해진 것은 없지만 과천시의 분위기는 용적률을 대폭 낮추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주민 부담이 많아져 채산성이 떨어지게 된다.

물론 주거환경이 쾌적하면 아파트값이 더 비싸지고, 특히 평수가 넓고 첨단시설까지 갖춘 새 아파트로 건설되면 투자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은 주민 부담이 많아져 재건축을 크게 환영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연유로 해 집값도 많이 떨어졌다. 3단지의 경우 5백만~1천만원 정도 내렸다.

13평형은 1억1천5백만~1억1천7백만원, 15평형은 1억4천만~1억5천만원, 17평형은 1억8천만~1억9천만원을 호가하고 있으나 거래는 뜸하다.

최영진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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