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외무회담 개막…북한 첫 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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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외무장관 회담이 24일 태국 방콕에서 개막됐다. 올해로 33회째인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주로 역내 안보와 마약밀매 대책 등 현안에 대한 논의가 집중될 전망이다.

외무장관 회담에 이어 27일엔 한국을 비롯한 미국.일본.중국 등이 참가하는 지역안보포럼(ARF)도 열린다. 특히 지역안보포럼에는 처음으로 북한이 참가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개국 외무장관 회담에선 우선 역내 안보문제가 가장 중요하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회원국들 사이에서는 동티모르 분쟁과 관련해 제 역할을 못했다는 자성이 제기돼 왔다.

역내 안보 문제는 동티모르 외에도 지난해말 인도네시아 아체주에서 독립투표를 요구하는 대규모 유혈 시위가 벌어졌고, 최근에는 말루쿠에서도 종교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필리핀에선 이슬람 반군의 인질억류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어 이에 주도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제분야에선 1997년 외환위기 사태에 적극 대처하지 못한 데 대한 반성을 토대로 새롭게 제기되는 외환위기를 안보차원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활발한 토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마약문제에 대해선 태국과 미얀마가 민감하게 대립하고 있다.

태국은 자국 마약문제의 완치를 위해 미얀마 국경에서 이뤄지는 마약 밀거래를 분쇄해야 한다며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할 예정이나 97년 회원국이 된 미얀마는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엔 동의하나 주 의제로 올리는 데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이와 함께 아세안 회원국 사이에 만연돼온 무기 밀거래와 인신매매문제 등도 다뤄질'지며, 특히 인권위원회를 활성화하는 문제도 논의될' 예정이다.

날로 악화하는 아세안 회원국의 환경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의제다.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산림 벌채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산불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방콕 등 주요 도시들의 경우 스모그 등 공해도 날로 악화하고 있어 이 문제에 대한 각국 환경단체들의 압력도 거세다.

한편 이번 회담 개최국인 태국의 수린 핏수완 외무장관은 회담 개최국 외무장관과 직전 및 차기 회담 개최국 외무장관 등 3명으로 '트로이카 체제' 를 구축, 유럽연합(EU)처럼 3개국이 긴급한 현안을 즉각 논의해 의사결정 과정을 신속.단순화'해 대응력을 높이'하자고 제안할 예정이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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