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삼성전자 나흘째 100만주 팔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외국인들이 증시의 기둥역할을 하는 삼성전자 주식을 계속 팔면서 24일 종합주가지수가 740선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이날 증시에서는 특별히 새로운 악재는 없었으나 반도체 산업이 정점을 지났다는 장기 전망보고서가 잇따라 나오면서 폭락장세가 펼쳐졌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45.17포인트(-5.76%) 떨어진 737.89로 마감됐다.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급락세로 불과 6일 만에 107.86포인트가 떨어진 것이다.

한편 이날 현대건설에 대한 한국기업평가의 신용등급 하향조정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설로 현대그룹 계열사 주가가 대부분 큰 폭으로 내렸다.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17개 현대계열사 가운데 현대강관.울산종금.대한알미늄 등 3개사만이 소폭 올랐을 뿐 현대증권이 하한가까지 떨어진 것을 비롯, 현대건설(-14.6%).고려산업개발(-14.4%).현대멀티캡(-10%)등 14개사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이날 주가하락은 지난주 샐러먼 스미스 바니에 이어 메릴린치가 반도체 경기가 올해를 고비로 하락국면에 들어설 것이란 전망을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외국인들은 지난주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사흘 연속 삼성전자를 67만주나 순매도한 데 이어 이날에도 순매도를 지속해 연속 나흘 만에 1백만주를 팔아치웠다.

약세장 속에서도 그동안 지수가 800~850선 사이에서 오르내리며 박스권을 유지했던 것도 삼성전자가 40만원을 돌파해 증시의 상승엔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이 됐었다.

그러나 지난 주부터 외국계 증권사가 잇따라 지수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자 폭락세가 촉발됐다.

지난 13일 38만8천원에 달했던 삼성전자는 이날 31만9천원으로 밀렸다.

증시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날 장세를 과매도 현상으로 진단했다.

SK투신운용 장동헌 주식운용본부장은 "반도체 경기논쟁이 장세를 얼어붙게 했지만 매도가 지나쳤다" 며 "수급상황이 근본적으로 좋지 않지만 더 이상 악재가 될 것은 없다" 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의 나민호 투자정보팀장도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매도행진이 언제 끝나느냐에 장세 반전이 달려있다고 본다" 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