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떠도는 소문에 곤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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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현대 사태가 이번주에 급류를 탈 것 같다.

외자를 유치하기 위해 일본에 나간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주말께, 미국에 간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도 20일 귀국한다.

전윤철(田允喆)공정거래위원장은 정몽헌 회장이 귀국하는대로 만나 계열 분리 문제를 담판지을 예정이다.

한편 일부에서 나도는 워크아웃 소문에 대해서는 현대도, 금융 당국자도 모두 부인하고 있다.

◇ 현대건설의 형편은〓금융감독위 고위 관계자는 18일 "원하면 워크아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현대는 그럴 의사가 없다" 면서 "스스로 꾸려나갈 자신이 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 고 말했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오면 시장이 견디기 어렵다" 면서 "놓아 두어도 현대건설이 꾸려 나갈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18일 워크아웃 소문이 퍼지자 '경영권 분쟁에 따른 흑색선전' 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현대건설 이종수 기획이사는 "자금 유동성은 올들어 가장 좋은데 왜 자꾸 나쁜 소문이 나도는지 모르겠다" 며 "이달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기업어음(CP)은 1천3백20억원으로 금융권에서 차환발행 등을 여느 때보다 잘 해줘 자금운용에 어려움이 없다" 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권은 7월 말 만기가 되는 현대건설의 회사채와 CP가 3천억원인데, 지난 6일 발행한 회사채 1천억원 어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소화되지 않아 하청업체에 넘겨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 계열 분리는〓전윤철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주말 인터뷰에서 "시장의 신뢰를 잃은 기업은 추락할 수밖에 없다" 며 현대그룹의 계열분리 약속 이행을 강하게 촉구했다.

田위원장은 "13일 정몽준 의원과 만나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현대차 지분을 9.1%에서 3% 이하로 낮춰야 계열분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전달했다" 며 "지분을 낮추는 방법은 현대측이 제시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고 덧붙였다.

그는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귀국하는대로 만날 것" 이라며 "보통주를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로 바꾸는 문제는 주주총회에서 결의할 수 있다" 고 밝혀 鄭전명예회장이 보유한 현대차 지분 중 6.1%를 우선주로 바꾸는 방안을 현대에 제시했음을 내비쳤다.

한편 정몽헌 회장은 지난 주말 귀국하려던 일정을 취소하고 이번주 말께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관계자는 "鄭전명예회장은 현대자동차에 대한 결심을 굳혀 지분 9.1%를 팔 생각도, 일부를 무의결권 주식으로 바꿀 의사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했다.

김남중.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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