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사람] 'W21.NET' 이화순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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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이화순 사장(48)의 첫인상은 '조용한 아줌마' 다.

아담한 체구에 부드러운 미소를 즐겨 짓는다. 하지만 그와 몇마디 나눠 보면 이같은 생각은 1백80도 달라진다. 그는 요즘 다른 여성들에게 이렇게 소리친다.

"여성들이여, 유언을 써라."

매우 도발적인 외침이지만 일찍 죽으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유언은 자신의 삶을 최종 정리하는 절차.

그는 "여성들도 수동적인 삶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인생을 개척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유언작성프로그램을 통해 그동안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살아갈 방향을 정하자는 의도" 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같은 서비스를 최근 창업한 W21(http://www.w21.net)이라는 여성 포털을 통해 할 계획이다.

"40대 후반에 웬 벤처 창업이냐" 고 한마디 했더니 대뜸 "사업경력이 12년째" 라고 되받는다.

그는 지난 1988년 30대 중반의 나이에 교육용 타이틀과 출판이 주(主)업종인 현민시스템을 창업했다.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했지만 졸업 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 들어가 컴퓨터프로그래밍을 배운 게 인연이 됐다.

"언젠가는 여성들을 위한 사업을 하고 싶었는데 드디어 때가 됐다고 판단했습니다."

W21은 다른 여성포털 서비스와는 다르다. 부드럽고 생활적인 콘텐츠보다는 여성들이 독립적으로 살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정보 중심이다.

여기에다 여성들이 창업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교육과정을 개설, 여성창업을 적극 지원한다.

"요리.청소.빨래.집안 가꾸기.아이 키우기 등이 절대 쉬운 것이 아닙니다. 이것도 실력이죠. 여성들이 이런 재능을 키워 창업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게 사업목표입니다."

벌써 W21이 지원해 창업한 업체가 탄생했다.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한국여성정보인협회.삼성화재.노벨과개미 등 30여개의 기업.단체과 제휴를 하고 '여성인력 네트워크 구축' 에도 열성적이다.

"저도 두 딸을 기르는 엄마예요.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W21을 여성들이 살아가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사이트로 키울 것입니다."

李사장은 인터뷰 내내 "여성이 바꿔가는 세상" 을 강조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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