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차 추돌때 논으로 추락 깨어보니 연쇄폭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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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정신을 차려 버스밖으로 나와보니 고속도로 위의 관광버스들이 불타고 있었습니다."

낭떠러지로 구른 버스에 타고 있다가 다행히 화를 면한 부산 부일외국어고 김문수(金文守.16.일어과)군은 사고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金군이 탄 관광버스는 8호 차로 수학여행 관광버스 가운데 가장 뒤에 있었다. 앞서 가던 차량들이 쿵쿵하며 추돌하는 것을 보는 순간 차가 오른쪽으로 급격히 쏠렸다. 운전기사가 추돌을 피하기 위해 핸들을 꺾은 것이다.

金군이 탄 차량은 도로를 벗어나 15m 아래 논으로 굴러 떨어졌다. 金군은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 친구들과 함께 버스를 빠져나왔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

金군은 "고속도로 위의 차량들이 연이은 폭발음과 함께 불이 붙어 멀리 대피했다" 고 말했다.

金군은 내리막길이었고 경사가 급했는데도 버스가 속도를 줄이지 못했다고 했다. 시속 1백㎞를 넘는 듯했다고 했다.

"불길이 무서운 속도로 다가오는 중에 친구들이 창문을 통해 빠져나가느라 기를 썼어요. " 인명피해가 가장 많았던 독일어과 학생들이 탄 수학여행 7호 차에 탔던 김지민(16)양은 사고순간을 돌이키며 목이 메었다.

金양은 자다가 눈을 떴을 때 버스는 뭔가에 부딪치면서 멈춰 깨진 유리창으로 빠져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버스 앞부분에서 불이 붙기 시작했고 버스안은 아수라장이 됐다. 앞쪽에는 불이 붙었기 때문에 문을 열고 나갈 수 없었다. 학생들은 차창을 깨고 탈출을 하느라 지옥같은 풍경이 벌어졌다.

그러나 순식간에 불이 번지는 바람에 '이 차에서만 14명의 희생자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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