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삼성 농구단의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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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프로농구 삼성은 요즘 고민이 많다.

혼혈 새내기 이승준(31·2m7㎝)의 영입 효과가 기대 이하고, 팀은 중위권인 6위에 머물고 있다. 삼성의 고민을 1부터 5까지 숫자로 풀어봤다.

◆‘1’ =삼성은 개막 전 강력한 우승(1위) 후보로 꼽혔지만 최근 성적은 그 전망이 무색할 정도다. 삼성은 15승14패(이하 29일 현재 기록)로 6위에 올라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에 턱걸이를 하고 있다. 그나마 삼성에 경험 많은 스타가 많아 상위팀들이 모두 플레이오프 경계 대상 1호로 꼽고 있다는 게 위안거리다.

“여전히 삼성은 우승 후보인가”라고 물으면 삼성 관계자들은 “세종시처럼 우승 후보도 ‘원안대로’ 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씁쓸한 농담을 하곤 한다.

◆‘2’ =삼성은 테렌스 레더와 이승준이라는 ‘더블 포스트’ 덕분에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둘의 활동 영역이 겹치면서 조직력이 삐걱댔다. 삼성 가드 강혁은 “레더 외의 4명이 빠른 발로 협력수비를 잘한 게 삼성의 강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수비조직력이 떨어지는 센터가 두 명으로 늘어나 3명이 수비를 모두 메우려면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안준호 삼성 감독은 “레더와 이승준 중 한 명만 쓰는 등 다양한 전술을 실험하겠다”고 밝혔다.

◆‘3’ =삼성은 평균실책 3위다. 그나마도 한때 굳건한 실책 1위를 지키다가 최근 다소 떨어져 평균 14.07개를 기록 중이다. 안 감독은 “실점과 직결되는 실책 1개는 리바운드 1.5개를 잡아야 만회가 된다”면서 경기당 실책을 한 자릿수로 줄일 것을 주문하고 있다.

◆‘4’ =삼성 가드 이상민의 평균득점은 4.0점에 불과하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 탓에 평균 출장시간이 16분이다.

이상민은 올스타전 팬투표 중간집계 결과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9년 연속 올스타 1위가 눈앞에 있지만 이런 추세라면 역대 최악의 개인기록으로 최고 인기스타 자리에 오르는 머쓱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5’ =삼성의 가장 큰 고민은 ‘퐁당퐁당’ 식의 경기 결과다. 이번 시즌 1승, 1패를 반복했다. 공교롭게도 2연패 뒤에는 반드시 2연승을 했고, 3연승 뒤에는 반드시 3연패를 했다. 팬들은 이런 삼성의 행보를 두고 “5할 본능에만 너무 충실하다”고 비꼬면서 연승을 거둬 치고 올라가길 바라고 있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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