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 10만 명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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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실질 연봉이 1억원을 초과한 근로자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인 가수·배우의 연간 소득은 평균으로 따지면 2000만원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소득금액이 1억원 이상인 근로자는 10만6673명이었다. 전체 근로자의 0.76%다. 3783명은 실질 연봉이 5억원 이상이었다. 근로소득금액은 급여에서 기본적인 비용을 뺀 것으로 실질 소득으로 볼 수 있다. 비용을 제하기 전 급여를 기준으로 하면 1억원 초과가 19만904명에 달했다. 1년 새 9만 명이나 늘었다. 기업들이 핵심 인력에 대한 대우를 확실히 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업종별 평균 급여는 금융·보험업 종사자가 연간 53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은 2670만원, 서비스업은 1960만원에 그쳤다.

하지만 누구도 ‘평생 직장’을 바라긴 어렵다는 게 통계로 확인됐다. 퇴직자의 86.7%(222만 명)는 근속연수가 5년 미만이었다. 퇴직금 중간 정산을 위해 명목상 퇴직을 한 경우도 포함돼 있지만, 고용 불안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연 소득 2000만원 초과~2억원 이하는 절반 정도가 맞벌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 소득이 10억원을 넘으면 70%가 배우자도 소득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꼭 맞벌이를 하지 않더라도 배우자 명의의 금융소득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국세청은 이번 연보에서 처음으로 배우·방문판매원 같은 개인 용역 사업자의 연간 사업소득도 공개했다. 프로스포츠 선수는 2724만원, 배우·탤런트는 1889만원이었다. 가수는 960만원으로 음료품 배달원(1280만원)보다 소득이 낮았다. 이 금액은 용역에 대한 대가만 집계한 것으로 광고 출연료나 저작권료 등이 빠져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광고나 저작권료 등이 일부 유명인에게만 몰리는 걸 감안하면 연예인 사이의 소득 편차는 상당히 크다는 의미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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