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보이는 4대 연금] 국민연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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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공적연금이 부실하다.

군인연금은 이미 국민의 세금으로 연명하고 있고,공무원연금은 2001년이면 바닥이 예상된다.사학연금도 2007년부터는 적자가 발생하고,가장 튼튼할 것으로 여겨졌던 국민연금도 2049년이면 기금 적립금이 완전히 고갈될 전망이다.

이는 공통적으로 저부담 고수익의 잘못된 연금 설계와 연금을 수령하기 시작하는 나이가 불합리하기 때문이다.지금부터라도 설계를 변경해 고치지 않으면 재정 부실화로 연금제도 자체가 무너질 위험이 크다.

◇ 국민연금〓국민연금은 아직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 적립금도 1996년 21조6천7백억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46조9천9백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88년 국민연금이 도입된 이후 10년 이상 가입한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생기면서 연금을 타가는 사람이 매년 30만명 가량 늘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 최병호(崔秉浩)박사는 "88년 보험료는 낮게 출발하면서 생애 평균소득의 60%를 연금으로 타도록 설계돼 있는 현행 연금 산정방식을 유지할 경우 2049년에는 기금이 완전 고갈될 것" 이라고 경고했다.

가입자는 6월 말 현재 1천6백57만7천명. 이중 직장인은 5백48만6천명, 도시.농어촌 지역가입자는 1천1백9만1천명이다. 31만명이 노령.장애.유족연금을 매달 받고 있으며, 반환일시금이나 사망일시금을 받아간 사람은 7백13만명 가량이다.

연금 수급자는 매년 30만명 정도 늘어나 2008년에는 3백여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崔박사는 올해 국내총생산(GDP)대비 13%선인 연금기금 적립금이 가입자수 증가와 기금운용 수익 덕분에 2020년까지는 65%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2034년에 연금보험료와 운용수익 등으로 89조6천8백억원의 수입에도 불구하고 연금급여와 연금관리공단 운영비 등으로 모두 지출돼 당해연도 적자가 발생한다고 예측했다.

이때부터 그동안 쌓아놓은 돈을 계속 까먹기 시작해 2049년에는 기금적립금이 완전히 고갈된다는 것이다.

崔박사는 현재 60세인 연금수급 개시연령을 2040년까지 68세로 올리고 보험료율(직장 9%, 지역 4%)을 2030년까지 소득의 15%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이상석(李相錫)연금제도과장은 "2003년부터 5년 단위로 연금재정 재계산을 하게돼 있어 문제가 있으면 보완할 수 있어 기금고갈 가능성은 없다" 고 말했다. 오랫동안 군이 '성역' 이었다는 점도 작용했다.

연금제도 전반에 대해 틀을 다시 짜지 않는 한 정부예산(세금)에만 의존하는 기형적인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68년부터 98년까지 정부가 부족액을 세금으로 메워준 게 무려 5조5백억원에 이른다. 보건사회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군인연금은 본인이 낸 돈보다 5배 이상 받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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