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욕하며 독극물 방류 명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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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주한 미군 서울 용산기지에서 독극물인 포름알데히드를 방류한 것과 관련, 이 사실을 녹색연합에 제보한 한국계 미국인 군무원 A씨는 "지난 2월 9일 방류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미군 상관이 욕설과 함께 계속 명령하는 바람에 방류하게 됐다" 고 14일 밝혔다.

그는 당시 "너 바보 아니냐" 고 욕을 하는 상관에게 "식수원인 한강에 이런 독극물을 흘려보낼 수 없다" 고 항의했으나 묵살됐다고 폭로했다.

그는 방독면을 착용한 상태에서 작업을 했으나 두통.메스꺼움으로 3주간 병가를 내야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또 지난 5월 15일 미 8군 34사령부에 방류사실을 보고했으나 "물에 희석하면 문제가 없다" 는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녹색연합과 주한미군범죄운동본부 등은 14일 낮 12시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항의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토머스 슈워츠 주한미군 사령관 퇴진▶책임자 전원 처벌▶미 대사의 공식 사과▶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즉각 개정 및 환경관련 규정 포함▶환경파괴 재발 방지 약속 등을 촉구했다.

녹색연합은 또 "미군측이 5월에 무단방류 사실을 알았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은폐, 관련 책임자가 현재까지 계속 근무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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