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에 '김밥 할머니' 회관 들어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김밥할머니의 이웃사랑 정신이 10년만에 열매를 맺었다.

충남대는 고(故)이복순(李福順.92년 작고)할머니가 기탁한 재산을 밑천으로 12일 교내에 국제문화회관을 개관했다.

총 사업비 1백81억원을 들여 건립된 국제문화회관은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연면적 1천3백여평)에 대전지역 최대 규모의 대강당(1천8백석)과 중강당(4백50석).국제회의장(2백석)등을 갖추고 있다.

또 통역실.분장실 등 부대시설과 차량 5백여대를 한꺼번에 수용할 수있는 주차장도 설치됐다.

1990년 李할머니(당시 76세)는 40여년간 김밥을 팔고 여관을 운영해 모은 50억원 상당의 부동산(대지.임야.상가 등)과 현금 1억원을 충남대에 기탁했다.

충남대가 추진중인 국제 규모의 학술회관 건립 비용과 장학금으로 써달라는 당부도 했다.

충남대는 그의 뜻대로 '정심화(正心華.이복순 할머니의 법명)국제문화회관' 을 짓기로 하고 92년8월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경치침체로 부동산 매각이 안돼 공사비를 확보할 수가없어 국제회관 건립 공사는 94년 중단됐다.

이후 충남대는 할머니의 뜻을 완성하기로 하고 국비 등을 확보, 97년부터 국제회관 건립을 다시 추진해왔다. 국제회관에서는 앞으로 뮤지컬 명성황후 등 대형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충남대 관계자는 "김밥할머니가 기증한 부동산이 안팔려 비록 국비를 들여 완성된 국제회관이지만 건물 곳곳에는 할머니의 숭고한 뜻이 베어 있다" 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