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영화] EBS '나일강의 살인사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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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반세기에 걸쳐 80여 편의 작품을 써낸 정력적인 추리소설작가 애가사 크리스티. 그의 작품을 스크린에 옮긴 수십여 편 중에도 최고로 꼽히는 것은 1974년 시드니 루멧 감독의 '오리엔트 특급살인' 이다.

이 작품은 잉그리드 버그만을 비롯, 로렌 바콜.재클린 비셋.숀 코너리 등 호화캐스팅을 자랑한다.

이 영화의 성공에 고무받아 영국 제작사 EMI가 4년 뒤 내놓은 작품이 '나일강의 살인사건' . 나일강 유람선에서 모처럼 휴가를 보내던 탐정 포와로, 돈 많은 귀부인 승객 피살사건, 저마다 살인동기를 지닌 승객들, 유람선이 항구에 닿기 전에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 등이 애가사 크리스티 특유의 꽉 짜인 구성 그대로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오리엔트 특급살인' 에 못미치지만, 베티 데이비스.앤젤라 랜즈베리.미아 패로.올리비아 핫세 등 화려한 캐스팅과 이집트 풍광 등 풍성한 볼거리 면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특히 포와로를 원작보다 한층 다정다감한 인물로 형상화한 배우 피터 유스티노프는 이 작품 덕에 포와로 단골배우로 자리를 굳혔다.

제작사나 팬들은 '오리엔트 특급살인' 에서 포와로로 등장한 앨버트 피니에 만족해 했지만, 피니는 시리즈 성격의 영화에 묶이기 싫다며 출연을 거부했다.

'타워링' . '킹콩' 등을 연출한 존 길러먼 감독.

원제 Death on the Nile.★★☆(만점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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