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 열이 많은 아이 - 서늘하게 키워야
한방에서는 아이들이 자지 않고 보채는 것을 일컬어 야제증(夜啼症)이라고 하는데, 야제증의 가장 큰 원인은 ‘심열’로 본다. 아이가 활동할 때 발생한 열이 잘 풀어지지 않고 뭉쳐 있거나 낮에 다양하고 새로운 것들을 경험했을 때 생긴 심리적 긴장감이 쌓여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대개 이런 아이들은 활동을 할 때 얼굴이 붉어지거나 열이 많으며, 손발이 따뜻하고 땀이 많은 경향이 있다.
이렇게 열이 많은 아이들은 평소에도 물론이고 잘 때 몸을 서늘하게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전체적으로 아이가 자는 곳의 온도는 24℃ 이하로 낮추고 특히 바닥이 너무 덥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소화 기능이 좋지 않은 아이 - 수면 전 과식 피하는 것이 우선
야제증의 두 번째 이유는 식적(食積)이다. 식적이란 물리적인 소화 기능의 저하는 물론 완전히 소화되지 않은 노폐물 등이 쌓여서 기운이 적체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는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자주 깰 수 있다. 이때는 아이가 잠들기 직전 먹는 것을 금지하고 취침시간에서 1시간 이상은 간격을 두고 먹도록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리고 아이를 재울 때 배를 따뜻하게 덮어주고 배꼽을 중심으로 배를 가볍게 문질러 주면서 기운의 흐름을 개선시켜 주도록 한다.
목이 부었거나 코가 막힌 아이 - 질환이 있는지 확인 필수
감기초기에 아이들이 목이 불편하거나 코가 막혀서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자주 깨는 경우도 흔하다. 물론 이때는 오래 지속되는 야제증으로 볼 수 없지만, 반복적이고 만성적인 코막힘이 있는 경우라면 상당기간 지속적으로 수면상태가 좋지 않을 수 있다.
그동안 잘 자던 아이가 갑자기 며칠 동안 잠을 깊이 자지 못하고 깨서 울거나 칭얼댄다면 열이 없더라도 목이 부었거나 코가 막히지 않았는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가벼운 감기 증상이라면 푹 쉬게 하고 초기 감기약 등으로 감기를 낫게 해주면 다시 정상적인 수면리듬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심리적으로 예민하고 소심한 아이 - 잘 때 책을 읽어주거나 대화하기
대개 야제증이 나타나는 시기는 신체적 발육만큼이나 두뇌의 발달이 활발한 때다. 심리적으로 예민하고 소심한 아이들은 이 시기 때 낮에 경험한 새롭고 놀라운 것들이 머릿속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무서운 것을 보았거나 놀라운 것을 경험한 것 외에도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일상적인 일들조차도 아이들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아이의 자립심을 위해서 두세 살 이후에는 따로 재우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는 아이가 잠들 때까지 곁에서 작은 소리로 동화책을 읽어준다거나 아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전반적인 생활 관리법-아이의 하루 생활 리듬을 바로 잡아주자
아이 연령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아이를 키우다보면 낮에 잘 노는 날에는 밤에도 잠을 잘 자는 경우가 많다. 충분한 활동을 통해 에너지를 소진하고, 활동 뒤 휴식을 취해 다시 에너지를 충전하는 몸의 리듬이 잘 갖추어지기 때문이다.
아이가 단체생활로 피로해진 상태에서 오후 4-5시 이후에 집에 온다면 이 시간에 낮잠을 자지 않도록 집안을 환기시키고 아이와 놀이 등을 통해서 낮 활동을 이어가게 해야 한다. 단체생활을 하지 않는 경우라면 3시 이전에 일찍 낮잠을 재우고 낮잠 이후 야외 활동이나 놀이 활동을 통해서 에너지를 발산시켜 주어야 생체리듬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아이가 편안히 하루를 정리할 수 있도록 대화나 책읽기를 통해서 몸과 마음을 안정시켜야 한다. 특히 아이를 재우면서 TV나 라디오를 틀어 놓는 것은 좋지 않다. 잠잘 시간이 되면 조명을 어둡게 해서 아이가 숙면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도록 하자.
■ 한의사 양인철(노원 함소아한의원 원장)
조인스닷컴(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