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참사 5주기] 아직도 후유증 시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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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당시 사고 17일째인 3백77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마지막 생존자' 박승현(朴勝賢.23.여)씨는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28일 "아직도 후유증으로 매달 병원을 다니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96년부터 근로복지공단 서울지역본부 복지부에서 일해왔다.

朴씨는 "그때의 공포에 아직도 식은 땀이 날 때가 있지만 남들 앞에선 애써 괜찮은 척 행동한다" 며 "추모식에서 유가족을 만나면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 같은 게 느껴져 이번엔 추모식이 열려도 안갈 생각" 이라고 말했다.

朴씨는 또 "사람들은 5년의 세월 속에 삼풍 참사를 지워버렸다" 며 "지난해 19명의 어린 생명을 앗아간 씨랜드 화재참사 등 매년 대형사고가 되풀이되는 현실을 지켜볼 때 삼풍 참사는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고 강조했다.

당시 자신보다 앞서 각각 2백30시간.2백85시간 만에 구조된 최명석(25).유지환(23)씨와 계속 연락을 주고받는다는 朴씨는 "서로의 안부를 물을 때마다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않으려고 무던히 노력한다" 고 괴로워했다.

한편 최명석씨는 지난 1월 해병대를 제대한 뒤 LG건설에 입사했고 유지환씨는 지난해말부터 인재관리회사인 맨파워 코리아에서 근무 중이다.

황성근.박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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