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시게 파리아스 … 포항 “박창현 코치 체제로 내년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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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포항 스틸러스와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의 결별이 굳어가고 있다.

포항 측에 ‘1년간 휴식’을 요청했던 파리아스 감독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대회 도중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흘리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됐다. 더 나은 조건을 찾아 포항과의 계약을 파기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파리아스 감독은 19일 클럽월드컵 3·4위전이 끝난 뒤 구단과 선수들에게 갑작스레 작별인사를 했다. 알 아흘리 관계자와 만난 건 하루 전인 18일이었다. 파리아스 감독은 이날 대리인과 함께 숙소로 찾아온 알 아흘리 측과 협상을 벌였다. 에이전트 업계에서는 연봉이 100만 달러에서 200만 달러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지난 5월 포항과 재계약한 파리아스 감독의 연봉은 40만 달러와는 비교도 안 되는 금액이다. 알 아흘리의 연고지인 두바이는 국제도시라 파리아스 감독이 ‘휴식’의 이유로 든 자녀 교육과 가족의 외로움 문제도 해결된다.

파리아스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이미 포항과의 이별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한 에이전트는 “외국에서 영입 제의가 오기도 했지만 파리아스 감독이 나서서 중동과 일본 쪽에 새 자리를 알아봤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에이전트는 “파리아스 감독이 1년 뒤 복귀를 제안한 것은 단기간에 성적을 내야 하는 중동에서 실패할 경우 보험용으로 삼으려 했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한국 무대에서 모든 대회를 우승한 뒤 동기부여가 약해졌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주가가 치솟은 선수들의 이탈, 큰 대회 우승 후 찾아오게 마련인 팀의 무기력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선택이었다.

선장을 잃은 포항은 일단 박창현 코치 체제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포항 스틸러스의 류호성 홍보팀장은 “내년 시즌 전력 보강을 함께 준비해온 현 코칭 스태프가 기존의 틀을 깨지 않고 무난히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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