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경제인들 중국에 반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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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대상(臺商.대륙에 투자한 대만 경제인)들이 반격에 나섰다.

천수이볜(陳水扁)의 대만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대상들을 집요하게 괴롭혀온 중국 당국에 맞선 것이다.

대상들의 반격은 그동안 거래해온 중국.홍콩기업들을 통한 로비에서 시작된다. 대만기업이 중국에 직접 투자한 액수만 4백억달러가 넘는다. 홍콩내 투자순위에서도 대만 기업이 중국에 이어 두번째다. 대상들과 거래하지 못한다면 중국이나 홍콩기업이 받을 타격도 크다. 대상들은 이 점을 노렸다.

거래기업들에 "중앙과 협의해 달라" 고 요청한 것이다.

중국.홍콩의 유력 기업들이 중앙에 '건의형식의 압력' 을 행사할 경우 그 효과는 무시하기 어렵다.

그 다음으로는 대만과의 공식 협상창구인 해협회(海協會)나 지방정부를 통한 공개 탄원이다. 자신들을 부당하게 탄압하는 관리들의 부패를 고발하는 형식이다. 이같은 전술은 중국관리의 목을 죄는 효과가 있다.

대상인 천윈훠(陳允火)가 19일 샤먼(厦門)시 관리를 해협회에 고발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陳은 이날 접수된 진정서를 통해 "합작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샤먼시 관리에게 5천만위안(65억원)을 사기당했다" 고 주장했다.

마지막은 중국 최고지도부에 대한 탄원 공세다. 陳은 대만 중국시보(中國時報)와의 회견에서 "만일 해협회가 제대로된 회신을 해오지 않을 경우 주룽지(朱鎔基)총리에게 샤먼시 관리들의 부패상을 직접 고발하겠다" 고 밝혔다.

이 '마지막 3단계' 는 중국 지방정부는 물론 중앙정부조차 두려워할 만한 부분. 십수년간의 대륙투자를 통해 중국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대상들은 중국 중앙관리들의 부패도 상세히 꿰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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