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남북시대] DJ "북핵·미사일·주한미군 얘기도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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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대중 대통령은 15일 "안보와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추호도 흔들림이 없다" 고 강조했다. 2박3일간의 북한 방문을 마친 뒤 서울공항에서 평양 공동선언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다.

金대통령은 "안보는 철통 같이 해야 한다" 고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전쟁을 막기 위한 안보, 남북이 화해하기 위한 안보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럴 때 조상과 하늘이 도와 우리의 미래가 열릴 것" 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상회담에선 한반도 긴장을 낮추기 위해 구체적 대화를 나눴음을 얘기했다.

金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과 주한 미군은 물론 국가보안법 얘기도 나왔다" 고 소개했다. "대화는 유익했으며 그 중에는 아주 좋은 전망을 할 수 있는 것도 있었다" 고 했다.

이와 관련, 박준영(朴晙瑩)청와대 대변인은 "金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일본이 북측에 전달해달라고 요구한 현안에 대해 포괄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의견을 밝혔다" 고 설명했다.

미.일은 김대통령이 이번 방북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등 대량파괴무기의 투명성 문제를 언급해주기를 희망해 왔다.

따라서 金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한반도 안보환경과 관련된 일련의 논의에서 상당한 성과가 이뤄졌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金대통령은 "그 외에도 양해된 좋은 일이 많이 있다" 고 말해 5개항의 합의와 한반도 안보환경과 관련된 논의 외에 추가 합의 내지는 의견접근 사항이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와 함께 金대통령은 "전쟁재발 방지와 평화정착에 대해 확고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고 밝혔다.

남북 상호간에 무력침략의 의사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남북 당국간에는 상호 군사적 돌발사태 예방을 위한 군사 직통전화 개설, 상호비방 중지 등의 이행방안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평양 정상회담의 소감에 대해서도 피력했다.

金대통령은 "모든 것이 잘 되고 아무 걱정도 없다는 것은 아니다. 이제 가능성을 보고 왔다는 것일 뿐" 이라고 했다. "인내심과 성의가 필요하다" 고도 했다.

金대통령은 "더 이상 적화통일도 안되고 흡수통일도 안된다" 며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다. 북한도 우리 동포다. 같은 상식을 갖고 있으며 믿음과 정이 오가고 이해가 일치한다" 고 평양 방문의 소감을 정리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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