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찌' 여름 패션시장 달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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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발을 위한 장신구가 올 여름 액서서리 시장을 달구고 있다.

튀는 10대와 20대 초반의 여성이 많이 찾던 발찌가 최근 30대 직장여성이나 주부들에게도 확산되고 있는 것. 발찌로도 부족해 발가락에 끼는 발가락지로 개성을 강조하는 멋쟁이들도 보인다.

발에도 패션을 입히는 요즘 추세에 맞춰 손톱의 매니큐어 대신 발톱의 패티큐어를 전문으로 하는 가게도 성황을 이룬다.

액세서리 전문업체 '오브제' 의 송동원 실장은 "예년에는 휴가철인 7월이나 돼야 사람들이 발찌를 찾기 시작했던 것에 비해 올해는 5월초부터 발찌가 패션액세서리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고 말했다.

그는 "미처 수요를 예상하지 못했던 액세서리 생산업체나 가게에선 발찌를 찾는 소매상과 손님들의 요구에 진땀을 빼고 있다" 고 덧붙였다. 이처럼 발 장신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7~9부 바지와 슬리퍼의 유행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유형 액세서리 디자인스쿨' 의 오정순 원장은 "7~9부의 짧은 바지와 슬리퍼 등으로 늘어난 발 노출 부위가 독특한 액서서리로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려는 젊은이들의 타깃이 된 것" 이라고 말했다.

원래 발찌나 발가락지는 맨발 생활을 주로 하는 인도 등 동남아지역 고유의 장신구. 머리나 옷을 화려한 색실이나 비드로 장식하고 허리와 배를 과감하게 노출하는 인도.태국 등지 에스닉풍의 영향도 올 여름 발장신구 유행에 기여했다.

이에 따라 디자인도 큐빅을 박은 발찌나 단순한 은색줄을 응용한 것이 주를 이루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화려하고 컬러풀한 장신구 디자인이 많이 등장한 것도 특징이다.

액세서리 판매업체인 '스테파니 앤드 브랜디' 한정수 실장은 "심플한 형태를 많이 찾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과감한 이국풍의 디자인도 많이 팔린다" 며 "터키석.호박 등을 이용한 장신구가 늘면서 발찌에도 화려한 색깔의 비드나 원석.진주 등이 이용되고 있다" 고 전했다.

하지만 발목이 굵은 편인 한국인들에게 실제로 발찌는 소화하기 힘든 장신구다. 3년째 이화여대 앞에서 액세서리를 직접 제작해 판매하는 '비올렛떼' 의 디자이너 김은선씨는 "특히 진주나 컬러 보석을 이용한 발찌는 피부가 하얗고 깨끗한 사람들에게 어울린다" 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발찌도 다른 액세서리와 마찬가지로 알러지 반응이 없는 백금이나 은 소재가 좋다" 며 "구입할 때는 착용후 불편한 점은 없는지 꼼꼼이 잘 살펴야 한다" 고 조언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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