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를 닭·개에 비유해 구국기도회 목사 발언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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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울 대치동 소재 강남교회의 김성광 목사 발언이 파문을 낳고 있다. 김 목사는 지난 7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성공 21 서울협의회 송년 구국기도회’에 참석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닭에 비유하며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면 여러분이 잡아 먹으라”고 말한 것으로 복수의 인터넷 언론이 보도했다. 김 목사는 “새벽에 울어야 닭이지, 대낮에도 울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김 목사는 또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BBK(문제)는 저쪽(민주당 지칭)에서 나올 이야기인데 박근혜씨가 만날 (이명박 후보에게) 사퇴하라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도대체 여자 정치인이 입만 열면 사퇴하라고 하느냐”고 비난을 퍼부었다. 이어 “개가 도둑놈이 올 때 짖어야지 아무한테나 다 짖어대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며 “여러분이 잡아 먹으라”고 했다. 또 “박근혜씨가 시집을 가봤나. 회사를 해봤나. 반대만 한다”는 말도 했다.

‘성공 21’은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기독교 조직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7일 기도회가 열린 국회도서관은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실에서 장소 대여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목사의 발언에 대해 박 전 대표 측은 직접적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한나라당 유정복 의원은 “내용 자체가 워낙 황당해 무슨 이야기를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만 했다. 친박연대 전지명 대변인은 “구국기도회가 아니라 망국기도회에서나 할 수 있는 망언”이라며 “이번 정치 테러에 대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을 검토하겠다”는 논평을 냈다.

선승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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