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용등급 상향 "더 두고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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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무디스 등 외국의 신용평가 기관들이 한국의 국가신용 등급을 올릴 것이란 소문이 증시 주변을 떠돌고 있으나 아직은 더 두고 봐야 할 것같다.

소문의 배경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한반도에 평화구도가 정착되면 신용등급 상향조정의 큰 걸림돌이었던 국가위험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 때문. 국내 기관이나 개인들에 비해 정보가 빠른 것으로 알려진 외국인들이 최근 폭발적인 매수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

그러나 당사자인 S&P의 평가는 증시 관계자들의 기대섞인 전망과는 다르다. S&P는 13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 금융산업의 신뢰도가 좋아지고는 있으나 여전히 높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기업의 취약한 재정상황이 금융자산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취약한 신용관리와 자본구조가 여전히 금융구조의 장애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전문가들도 외국계 신용기관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을 미리 추측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13일 "시장에서 자꾸 그런 얘기가 돌아 무디스.S&P 등 주요 평가기관에 직접 확인해본 결과 아직 신용등급 조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고 말했다.

그는 "외국 신용평가 기관들이 악재는 신속하게 등급 결정에 반영하지만 남북정상회담 등 중.장기적인 호재는 늦게 반영하는 게 일반적인 관행" 이라며 "정상회담 결과 대형 호재가 나오더라도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올 가을 이후에나 가능할 것" 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미국을 방문해 무디스.S&P의 한국 담당자들과 만난 재경부의 다른 관계자도 "신용등급 상향조정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 고 밝혔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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