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신천 수질악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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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대구 도심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젖줄 신천이 썩어가고 있다.

하류 하수처리장에서 나온 물을 상류로 역류시키는 데다 강둑과 바닥이 콘크리트여서 하천의 자정능력이 부족해서다.

12일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신천 수질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신천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은 평균 5.3ppm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ppm)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악화됐다.

특히 지난 4월에는 3급수(BOD 6ppm 이하)이하인 8.2ppm으로까지 수질이 뚝 떨어졌다.

이에따라 상.하류에는 녹조현상이 확대되고 있으며 14곳에 이르는 물막이 고무보 주변 주민들은 날씨가 더워지면 악취를 호소하는 실정이다.

대구시는 올해 강우량이 크게 줄어 자연수의 하천유입이 줄어 든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시민.환경단체들은 "인공적인 관리방식이 한계를 드러낸 것" 이라며 자연하천으로의 복원 등을 촉구했다.

1960년대 신천 상류에 가창댐이 건설되면서 물이 마르다시피 한 신천은 3년 전부터 펌프로 물을 끌어올려 방류하는 방식으로 0.07~1m의 수심을 유지하고 있다.

95년부터 2년간 2백60억원을 들여 신천 하수처리장으로부터 하루 10만t의 하수처리수를 9.1㎞ 떨어진 상류의 상동교에서부터 흘러내리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상.하류간 하상이 40m 이상 차이가 나 14곳에 물을 가두는 고무보를 설치, 그 흐름을 조절하고 있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류승원(柳勝元) 회장은 "인공 방류 이듬해부터 보가 설치된 지점 등에서 하수구에서나 서식하는 붉은 실지렁이가 강물을 뒤덮다시피 했다" 며 "고도처리를 하더라도 하수처리수를 콘크리트 바닥에 가두면 썩지 않을 수없다" 고 말했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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