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보조금 폐지, 신규가입자 부담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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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휴대폰 보조금이 폐지되면서 휴대폰 신규가입자의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가입자들은 평균 22만원 정도의 추가부담을 떠안게 됐다.

단말기 교체의 경우도 추가부담은 마찬가지다. 휴대폰 사업자들은 "단말기 교체의 경우 그동안 돈을 받았다" 고 하지만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

휴대폰 의무사용 기한이 없어지면서 신형 단말기로 교체할 때, 소비자들은 아예 가입을 해지하고 신규가입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단말기 보조금 혜택을 받아온 것.

지난달 말 휴대폰 품귀현상 때 적체된 신규 가입수요 덕분에 아직은 보조금 폐지 영향이 크지는 않다.

휴대폰 업체들도 판매부진을 예상하고 단말기 공급 자체를 절반 이하로 줄여 단말기 구입이 수월치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거리마다 눈에 띄던 휴대폰 가두판매는 자취를 감췄다.

SK텔레콤 대리점을 운영하는 김형수씨는 "공짜 개념이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이 휴대폰 가입에 신중해지고 있다" 며 "무조건 작고 예쁜 신형 휴대폰을 찾던 경향도 사라졌다" 고 말했다.

휴대폰 대리점들은 단말기 생산업체로부터 구입한 가격에 2만~3만원의 웃돈을 붙여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다 신규가입자들은 가입비 5만원과 보증보험료 1만6천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따라서 최근 가장 인기있는 모델인 삼성전자 애니콜 듀어폴더(SCH-A2000)를 선택할 경우 53만원을 호가한다.

가장 비싼 모델인 삼성전자의 인터넷 휴대폰 SCH-M220을 신청하면 1백17만6천원을 줘야 한다.

단말기 보조금 폐지로 휴대폰 시중가격이 치솟자 생산업체들은 저가 보급형 단말기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앞으로는 학생이나 노인 계층이 신규고객의 대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어 저가 모델을 찾는 경향이 한층 두드러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벌써 주머니가 가벼운 중.고교생들이 신규가입할 때 버려진 중고제품을 찾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철 지난 모델이라고 값싸게 구입하기도 어려운 상황. 생산업체들이 6개월 단위로 신형모델을 내놓으면서 구형모델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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