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JP모건, 한미은행 주인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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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미은행이 미국의 투자은행인 JP 모건과 칼라일그룹 컨소시엄에 지분을 매각, 5천억원의 외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매각이 이뤄지면 JP 모건측은 35% 이상의 지분을 지닌 한미은행의 최대 주주가 된다.

금융감독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9일 "한미은행측이 최근 JP 모건.칼라일그룹 컨소시엄의 지분참여가 가능한지를 감독당국에 문의해 왔다" 며 "조만간 정식 지분매각 신청서를 낼 것으로 안다" 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JP 모건은 증권업을 주로 하지만 투자은행 업무도 함께 하고 있어 한미은행 지분 인수에 문제가 없다" 며 "단, 컨소시엄의 지분구성에서 JP 모건측의 지분율이 칼라일보다 더 많아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고 말했다.

한미은행 관계자도 "칼라일그룹측이 금감위에 제안서를 제출했다" 고 확인하며 "금감위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은행주가를 감안, 주당 매각가격을 좀 더 높이라고 한미은행측에 주문해 현재 협의 중" 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감위는 JP 모건이 지분인수 직후 칼라일에 지분을 되파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JP 모건이 일정기간 지분을 팔지 않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 고 밝혔다.

9일 현재 한미은행의 주가는 6천8백원으로 한미은행은 이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칼라일측에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은행은 지난 4월 자본확충을 위해 해외주식예탁증서(DR) 5천억원(약 4억5천만달러, 지분 37%)어치를 미국의 투자펀드인 칼라일그룹에 주당 9천원에 일괄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당시 금감위는 칼라일그룹이 투자펀드여서 은행법 시행령에 따라 은행지분의 10% 이상 출자를 제한한다고 밝혀 한미은행의 지분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이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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