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최악 체증 부산 덕천교차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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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차가 돌아갈 수 있는 길을 확보해 놓고 공사를 해야지, 이게 주차장이지 뭡니까. "

9일 오전 8시 30분쯤 부산 북구 덕천동 덕천교차로. 회사원 金모(35.부산 북구 화명동)씨는 "1시간 동안 고작 1㎞도 못 왔다" 며 불평을 토해냈다.

金씨는 참다 못해 도로변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지하철로 사상역 주변의 회사에 출근했다.

덕천교차로 일대가 극심한 체증을 빚으면서 이날 金씨처럼 지각한 회사원이 속출했다.

이곳이 출근길 주차장으로 변한 지 이날로 4일째. 부산시가 6일부터 교차로와 연결되는 구포고가교 아랫길 확장공사를 시작하면서 돌아가는 길을 마련하지 않은 채 교통을 통제했기 때문이다.

고가교 아랫길에서 화명동 쪽으로 가는 4개 차로 중 3개 차로가 차단되고 화명동에서 고가교 아랫길로 들어가지 못하게 되자 고가교로 차가 몰려 오전 7시쯤부터 교차로 일대가 주차장으로 변해 버렸다.

교차로에서 금곡동 금곡파출소 부근까지 5㎞ 이상 차량이 꼬리를 물었다. 평소 러시아워때 이 거리를 20분이면 통과하던 것이 2시간 이상 걸렸다.

이 길이 밀리자 덕천.구포동 일대 간선도로가 오전 내내 차량들로 몸살을 앓았다.

금곡로 6개 차로를 출근시간에는 화명동 쪽으로 4개 차로를 확보하는 가변 차로제를 임시로 시행했지만 체증이 조금도 풀리지 않았다.

부산시건설본부는 이 공사를 위한 화명동 구민운동장~덕천배수장 간 4㎞의 우회로 공사를 지난달 말에야 착수했다.

예산 확보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우회로는 내달 25일쯤 준공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구포.덕천.금곡.화명동 주민들은 공사를 우회로 개통 이후로 연기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부산시는 공사를 강행했다.

부산시건설본부 관계자는 "3월에 시작할 우회로 공사가 예산문제 등으로 2개월 늦게 시작됐으나 확장 고가교 아랫길 확장공사는 공기를 맞추기 위해 예정대로 착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며 "대책을 세우고 있다" 고 말했다.

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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