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유행 전염병, 후유증이 더 심각?

중앙일보

입력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전염병의 경우 각종 후유장애가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16일 홍콩 중문대 연구진이‘내과학 기록(Archives of Internal Medicine)’저널에 소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생존자들이 사스를 앓고 난 뒤 3년이 지나서까지 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스 감염 후 치료를 받은 233명을 대상으로 3년 5개월이 지난 뒤까지의 정신 건강 상태를 관찰한 결과 생존자의 40%가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은 것으로 조사됐다.

생존자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우울증, 신체형 동통장애, 강박신경증 등을 다양하게 앓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생존자 중 40%는 만성피로, 27%는 의학적 만성피로증후군 진단을 받았다는 것.

연구진은 과거 실직한 사람의 정신장애 위험이 5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를 전염병 후유증 관련 연구에 적용했다. 이 결과 사스가 지나간 뒤에도 생존자들은 사회 복귀나 적응에 어려움을 느껴 정신적으로 더 많은 고통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공중보건 정책을 세울 때 중요한 것은 새로운 전염병 창궐에 대비하는 것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존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합병증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혜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