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 2년 평가 "밀어붙이기 개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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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권력 주체들의 밀어붙이기식 개혁에 대한 불안감과 집단반발로 국민에게 개혁의 피로감이 생기게 됐다" (韓相震 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

"집권당 스스로 새로운 정치를 보여주지 못하고 정치개혁 구호만 외치다 집권 전반기를 보냈다" (金萬欽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특별연구원).

민주당이 30일 마련한 '국민의 정부 2년 평가와 과제' 세미나에서 현 정부의 개혁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됐다. 金연구원은 "대통령 1인에 대한 권한집중이란 부분을 도외시한 채 국회와 정당만 개혁의 대상으로 지목한 것이 실패를 불러온 요인" 이라고 지적했다.

金연구원은 "정국운영이 대통령의 의중 읽기 게임으로 비치면서 정부에 대한 새로운 기대를 반감시켰다" 고 분석했다. 그는 "동진(東進)정책이나 전국정당화가 상대지역에선 지역패권 기도로 인식되면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며 '비현실적이고 안이한 전략' 이었다고 평가했다.

이경숙(李慶淑)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3권분립이 이뤄지지 않아 국회가 소신껏 일하지 못하고 청와대 등의 눈치를 보는 일이 되풀이됐다" 며 권력분산과 참여민주주의 실현을 강조했다.

DJP 연합에 대한 비판론도 나왔다.

金연구원은 "자민련에 발목이 잡혀 있다는 인식 때문에 그 효과가 반감됐고,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고 주장했다.

개선책으로 韓원장은 "돌진형 인물보다 대화형 개혁 인사가 당뿐 아니라 내각 등에 광범위하게 포진해야 한다" 며 "동교동계 중심의 당 운영에서 벗어나 다양한 계파가 화합하는 새로운 모델로 체질개선을 이뤄야 한다" 고 제시했다.

金연구원은 "공존과 상생의 정치를 이루려면 정치인의 자세전환뿐 아니라 대권에 집중돼 있는 국가체제의 구조조정이 병행돼야 한다" 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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