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 첫 여성택시운전사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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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차도르' 의 나라에 처음으로 여성 택시운전사가 등장한다.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로 모여든 서로 다른 국적의 아랍여성 7명이 사회적 금기를 깨고 택시운전사로서 첫발을 내디디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BBC가 28일 보도했다.

오는 6월 1일부터 두바이 운송회사에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는 이들은 택시 운전사가 되기까지 수개월간의 고된 훈련을 거쳤으며 가족들의 극심한 반대도 극복해야 했다.

여성 택시운전사의 등장은 보수성향이 강한 아랍인들에게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성들의 경우 낯선 남자들과 접촉해서는 안된다는 게 이슬람 전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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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더 이상 택시 운전이 남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란 점을 대변해주고 있기도 하다고 BBC는 전했다.

' 지역 전통을 감안해 이번 여성 운전사들은 일단 여자나 어린이 손님만을 태우게 된다.

근무도 주로 낮시간에만 하며 손님도 길거리에서 아무나 태우는 것이 아니라 전화로 예약을 받고 출동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정숙한 옷차림이 요구돼 바지를 입어서는 안되며 반드시 긴 치마를 입어야 한다.

두바이 운송회사 대표는 "여성 택시운전에 대한 반응이 좋으면 23명의 여성을 추가로 고용해 현장에 투입할 것" 이라고 말했다.

두바이에서 여성 택시운전사가 활동에 들어가면 국경을 마주하고 있으면서도 여성 운전을 전면 금지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선 여성의 기본적 권리의 하나인 운전을 허용하라는 요구가 나오게 될 지도 모른다고 BBC는 내다봤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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