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정치인 도덕성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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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치권의 386세대가 위기를 맞았다.

민주당 386 당선자들의 5.18 전야제 술자리 파문 때문이다.

지난 17일 광주에서 386 출신인 김민석(金民錫)의원, 송영길(宋永吉).장성민(張誠珉).김성호(金成鎬)당선자, 우상호(禹相虎)위원장이 심야 술판을 벌였다.

그외 이상수(李相洙)의원, 김태홍(金泰弘).정범구(鄭範九).이종걸(李鍾杰)당선자 등도 합석했다.

4.13 총선 때 이들이 새 정치의 열망을 업고 화려하게 등장한 탓인지 국민의 충격은 더욱 크다.

이번 파문을 계기로 정치권에선 386 정치세대에 대한 '맹목적인 기대감' 을 버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표출되고 있다.

◇ 386세대 거품 걷어야〓민주당 고위 당직자는 25일 "386세대가 각광을 받은 상당한 이유가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의 반대급부" 라고 지적, "정치 입문과정에서 도덕성과 자질의 치열한 검증이 생략된 것도 술판 사건의 원인" 이라고 분석했다.

한나라당 3선 의원은 "386 정치인의 모습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 며 "이제 그 거품을 냉정하게 걷어내야 한다" 고 주장했다.

민주당 문희상(文喜相.55세)당선자는 "깨끗한 정치를 바라는 국민 기대를 저버린 무척 실망스러운 일이며, 국민은 용서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성헌(李性憲.41)당선자는 "5.18로 상징되는 386 정치인들의 도덕성 위기로 비춰질 것" 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개혁시민연대 손봉호(孫鳳鎬)공동대표는 "정치개혁 주역을 자임한 정치인들의 행동이어서 더욱 실망스럽다" 며 "일반 국민의 충격은 본인들의 생각보다 휠씬 클 것" 이라고 지적했다.

◇ 당 지도부 여론 주시〓민주당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은 "상황을 지켜본 다음 당 차원에서 조치를 검토하겠다" 고 해 내부징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런 반응 탓인지 386 세대들은 긴장 속에 여론의 반응을 주시하고 있다.

술자리 참석자들은 공동 해명서를 내고 "경위야 어찌됐든 깊이 반성한다" 며 "사려 깊은 행동을 다짐한다" 고 밝혔다.

이정민.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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