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차세대 '이한동 총리 변수'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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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에 'DJ이후' 를 노리는 차기 주자군(群)이 긴장하고 있다.

자민련 이한동 총재의 총리 지명 때문이다.

여기에 정몽준(鄭夢準.무소속)의원의 입당설이 나돌고 있다.

차기 주자 경쟁구도가 미묘하게 얽히는 분위기다.

민주당내 차기 주자군에는 이인제(李仁濟)상임고문과 한화갑(韓和甲).노무현(盧武鉉).김근태(金槿泰)지도위원이 거론된다.

총선 투표함의 재검표를 앞두고 있는 김중권(金重權)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차기 주자 경쟁대열에 들어 있다.

이인제 고문은 '이한동 총리' 지명 발표를 듣고 "자민련과의 공조회복을 위해 잘된 일" 이라고 환영했다.

하지만 "李고문의 속마음이 그렇게 편할리 없다" 는 게 당내의 대체적인 얘기다.

경복고.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1997년 한나라당(당시 신한국당)대통령후보 경선에서 박빙의 경쟁(2, 3위)을 벌였다.

무엇보다 李고문에게 DJP공조회복은 부담스런 대목이 있다.

그는 총선 때 충청도를 돌며 'JP는 서산에 지는 해' 라고 몰아쳤다.

민주당 당직자는 "JP가 공동정권의 지도부로 복귀할 때 李고문이 무슨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고 말했다.

정몽준 의원이 당에 들어오면 차세대 주자군은 넓어진다.

鄭의원은 유일한 영남출신 당선자라는 당내 정치적 이점이 있다.

鄭의원의 입당 가능성은 盧지도위원쪽에 파장을 던지고 있다.

그러나 盧위원은 "환영할 일도, 가로막을 일도 아니다" 며 담담한 반응이다.

그러면서 "누가 더 경쟁력이 있고 당 노선에 맞는 인물인지 따져봐야 한다" 고 강조했다.

여권 관계자는 "당내의 경쟁은 물론 고건(高建)서울시장 등 당밖의 잠재적 경쟁자 그룹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며 "여권의 차기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 이라고 말했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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