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총리 명의신탁 받은 조창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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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박태준(朴泰俊)총리의 부동산을 명의신탁받은 조창선(趙昌善.60.서울 강남구 역삼동)씨는 "나는 朴씨의 재산 관리인이 아니다" 며 "문제의 부동산 중 일부는 내 것이므로 항소하겠다" 고 말했다.

趙씨는 18일 오전 기자와 만나 "1993년 4월께 국세청 11층에 끌려가 혈뇨가 나올 정도로 시달렸다" 며 "부동산 6~7곳을 찍어준 뒤 '모든 게 朴씨의 재산' 이라고 자술서를 쓰도록 강요했다" 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당시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 취임 직후로 朴씨에 대한 고사작전이 한창 진행되던 때였다" 며 "취조를 담당했던 한 직원은 태풍이 몰아치는데 맞서다 쓰러지지 말고 일단 자술서를 쓴 뒤 나중에 소송을 내라고 귀띔해줬다" 고 덧붙였다.

그때 자술서에 사인을 하고 풀려난 趙씨는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98년 소송을 냈다" 고 말했다.

朴총리와 관계에 대해 그는 "朴씨의 부인 장옥자씨와 오래 전부터 친분이 있던 친누나(조정선)의 소개로 80년대 후반부터 張씨와 부동산 투자를 함께 하게 됐다" 며 "朴씨 부동산 투자와 관련된 사실을 전혀 모른다" 고 주장했다.

趙씨는 60~70년대 경일상사라는 방직기계 제조업체를 운영하며 큰 돈을 벌었으며, 이후 74년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 땅 5백평을 구입하는 등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다.

또 83년부터 지금까지 경천기업㈜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신림종합시장내 1백여 점포 임대업과 유통업을 하고 있으며, 수도권 일대에 부동산만 1백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趙씨는 "70년대 중반에 평생 쓸 돈을 다 벌어놓은 내가 왜 朴총리의 재산관리인을 맡겠느냐" 고 거듭 반문했다.

박신홍.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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