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돗물서 바이러스도 검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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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지난 한햇동안에도 서울시 수돗물에서 뇌막염과 급성 장염을 일으키는 병원성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검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상종(金相鍾.48)교수팀은 "지난해 한햇동안 매달 관악구.잠실.논현동 일대의 수돗물을 채취.검사한 결과 각각 무균성 뇌수막염과 급성 장염을 유발하는 엔테로 바이러스와 아데노 바이러스의 존재가 확인됐다" 고 밝혔다.

金교수팀이 수돗물 검사에 사용한 방법은 일반적인 바이러스 검출방법에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법을 응용한 것으로 이 두가지 바이러스를 동시 검출하는 방법이다. 비교적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이 방법은 미생물 분야의 국제학술지 '캐나디안 저널 오브 마이크로바이올로지' 5월호에 실렸다.

金교수는 "주요 상수원인 팔당과 잠실 역시 지난해 매달 이 두가지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며 "수돗물을 염소 소독하면 대장균은 제거되지만 바이러스는 고스란히 남기 때문에 질병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공정시험에 따라 수돗물에 바이러스 기준을 명시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이러한 기준이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고 덧붙였다.

金교수는 지난해에도 "1997년 10월부터 98년 7월 사이 서울.부산 각 2곳의 수돗물에서 아데노 바이러스가 1천ℓ당 1~10마리 검출됐다" 고 주장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바이러스가 검출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지만 바이러스가 검출된 경우에도 물을 끓여 마시면 인체에 해롭지 않다" 면서 "연세대 등에 용역을 의뢰, 올 6월말까지 정기검사를 시행중" 이라고 말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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