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빨리 비준하면 돈 안 쓰고도 일자리 늘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돈 쓰지 않고도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빨리 비준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미국 공화당 의원들이 실업률 감소와 일자리 창출에 ‘올인’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9일(현지시간) 실업사태 극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공화당 의회 지도부가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를 상대로 열띤 공방을 벌였다고 뉴욕 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이날 회동에서 부실자산 구제 프로그램(TRAP)의 시행 후 남은 2000억 달러를 일자리 창출 등에 사용하겠다는 오바마의 계획에 반대했다. 존 보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돈을 쓰지 않고도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이라며 공화당의 의견을 담은 편지를 오바마에게 전달했다.

에릭 캔터 원내부대표가 주도한 공화당 의견에는 한국과 콜롬비아, 파나마와의 조속한 FTA 비준을 촉구하는 것을 비롯해 세금인상 대신 공공지출을 줄이고 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남은 돈은 재정적자를 줄이는 데 최우선적으로 사용하라고 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는 FTA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 채, 경기부양과 실업률 감소를 위해 정부의 지출이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바마는 “고용과 경제성장을 촉진시키는 것은 민주당이나 공화당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문제”라며 공화당 측에 초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미국 국민들을 공포에 질리게 하지 말라. (경제) 상황은 훨씬 낫다”며 “공화당이 내년도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경기 회복을 꺼리는 것 아니냐”고 공격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