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바로알기] 방폐물 운송 선박, 이중 선체·엔진으로 만들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4면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이하 방폐물)을 원자력발전소 내의 임시 저장소에서 경주 방폐장까지는 어떻게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을까?

국내에서는 선박으로 운송한다. 일본의 방폐물 운송선박이 1992년 취항 이후 250여 회를 운항하는 동안 무사고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과 국민정서가 고려돼 결정됐다. 해상으로 운송을 하면 철도와 육로보다 인구 밀집지역을 피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고리·영광·울진 등의 원자력발전소에 보관된 중·저준위 방폐물을 경주 방폐장으로 실어 나를 특수선박이 건조돼 올 4월 방폐물관리공단에 인도됐다. 국내 첫 방폐물 전용 운송선박인 ‘한진청정누리호’는 무게 2600t, 길이 78.6m, 폭 15.8m의 중소형급 선박이다. 200L 방폐물 드럼을 한 번에 1000개, 연간 아홉 차례 실어 나르게 된다.

한진청정누리호의 큰 특징은 국제해사기구(IMO) 등에서 정한 국제기준과 국내 선박안전법에 따라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지 않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이중 엔진과 이중 선체로 구조적 안전성이 뛰어나고 주변 선박 위치추적시스템, 자동충돌 예방 장치 등 첨단 항해장치를 갖췄다. 방사선 감시 설비, 소방 설비 등 첨단 안전설비도 갖추고 있다. 고준위 방폐물도 운송할 수 있는 수준으로 사고예방과 안전성 확보에 중점을 두어 설계, 건조됐다는 설명이다. 운송 선박에는 방사선 안전관리 요원 2명 등 각 분야 전문가 17명의 승무원이 방폐물의 안전운송을 담당한다. 당연히 선실 출입문은 보안시스템을 적용해 신분확인을 거쳐야 드나들 수 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