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경남 굴 ‘역시 효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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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남의 대표적 겨울 수산물인 굴 위판액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5월까지 판매액이 지난해 1750억 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어민 소득에 기여하는 ‘효자산업’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경남도에 따르면 9일 현재 통영 굴 수협의 위판금액은 69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05억 원에 비해 38% 늘어났다. 굴 생산량은 지난해 1만1463t보다 오히려 적은 1만1066t이었다.

생산량은 줄었지만 소비가 늘어나면서 높은 가격을 유지한 때문이다. 굴은 현재 수협에서 ㎏당 8300원에 거래돼 전년 동기 6000원에 비해 크게 올랐다. 작년보다 30% 이상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통영 굴 수협 이창웅(55) 유통판매과장은 “김치가 신종플루에 좋다고 알려진데다 불경기가 겹쳐 김장을 많이 하면서 굴 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지난해 굴 양식 어장 3564ha에서 알 굴을 3만8000t 생산, 1750억의 위판액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태풍·적조 같은 자연재해가 생기지 않아 풍작이 예상돼 생산량·위판액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은 전국 굴 생산량의 85%를 차지한다.

수출은 지난해보다 조금 줄었지만 올 8월 홍콩 국제식품 엑스포 등에서 협약한 물량이 곧 선적될 예정이어서 지난해 수출액 4767만 달러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현재 수출액은 3500만 달러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자 도내 양식어민 2500여 명과 대규모 가공공장 15곳, 껍질을 까는 박신장 270여 곳은 즐거운 비명이다. 가공공장 등에서는 주부들이 위생복과 모자·장갑을 낀 채 굴 껍질을 까느라 여념이 없다.

경남도 어업진흥과 이인석씨는 “굴 생산·가공·판매에 경남에서만 연인원 360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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