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쓴소리] 걸어가기 무서운 마포대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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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며칠 전 아들과 걸어서 마포대교를 건너보기로 했다.

서울에 살면서 처음으로 한강다리를 걷는다는 생각에 설렘도 적지 않았으나 나의 기대는 깨졌다.

소음과 먼지는 그렇다치자. 그러나 다리 양쪽 끝부분에 횡단보도가 없다는 점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강변도로로 이어지는 연결로에 횡단보도나 '보행자 주의' 라는 식의 안전장치가 전혀 없는 것이다.

자동차들이 맹렬하게 달리는 차도 옆에 붙어서 간신히 길을 건널 때 느끼는 공포는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쏜살같이 이어지는 차량들을 지켜보며 10분이나 기다린 끝에 간신히 '무단횡단' 을 해야 했다.

이같은 사정은 다른 한강다리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얼마전 서울시에서 보행자 전용 다리를 놓겠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러나 우선적으로 그 예산의 일부라도 한강의 모든 다리에 보행자를 위한 시설을 만드는 데 투입했으면 한다.

그리고 서울시장과 도시계획 관련 공무원들에게 한번이라도 한강다리를 걸어서 건너볼 것을 권하고 싶다.

박규옥 <서울 마포구 공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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