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YS '신양김협력' 대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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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관계가 바뀌었다.

그동안 YS는 '독재자' '거짓말쟁이' 라고 DJ에게 독설(毒舌)을 퍼부으면서 1년6개월간 갈등 상태였다.

그러나 9일 회동에서 YS는 그동안 '서운했던 점' 을 털어놓았고 金대통령은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된 점이 있다.

진심으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며 관계회복 의지를 표시했다.

사이가 나빠진 것은 "잘못된 정보에 따른 오해 때문이었다" 고 박준영(朴晙瑩)청와대대변인은 설명했다.

결국 두 사람은 2시간45분간 회동 뒤 국정운영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다짐했다.

DJ-YS협력 창구의 틀이 마련된 셈이다.

특히 남북정상회담 준비에 대한 서로의 시각과 경험을 교환함으로써 "6월 남북정상회담의 초당적 추진력을 높였다" 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두 사람이 이처럼 관계를 개선한 것은 총선 이후 정치적 이해가 맞아 떨어진 때문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여소야대(與小野大) 양당구도 아래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기세는 두 사람 모두에게 부담이다.

여권 관계자는 "DJ는 전.현직 대통령의 국정운영 제휴라는 명분을 통해 야대 양당구조를 일정수준 관리할 수 있으며, YS도 좁아진 운신의 폭을 확대할 수 있다" 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이날 회동을 놓고 'DJ-YS의 신 협력시대' 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한나라당 쪽에선 "두 사람의 회동이 '신3金 시대' 를 열기 위한 것 아니냐" 며 경계심을 표시했다.

李총재 측근인 맹형규(孟亨奎)총재비서실장은 "3金 시대는 퇴조의 길로 들어섰으며 신3金 시대는 없을 것" 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양 金씨의 협력과 화해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전망이다.

당장 남북 정상회담을 둘러싸고도 두 사람은 역사적 평가에 대한 경쟁관계이기 때문이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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