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4차 준비접촉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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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8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판문각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4차 준비접촉은 다섯차례나 정회(停會)되는 등 산통(産痛)을 겪었으나 실무절차 합의서 채택이란 열매를 맺지 못했다.

우리측 양영식(梁榮植)수석대표는 "오늘이 남쪽의 어버이 날" 이라며 "정상뿐만 아니라 이산가족 노부모들도 상봉하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 고 말했다.

이에 북측 김영성 단장은 "분열세대의 최대 효도는 늙은 부모님들에게 통일을 앞당겨 드리는 것" 이라고 덕담을 나눴다.

밝은 분위기 속에 협상에 들어간 것.

그러나 오후 4시15분쯤 梁수석대표는 "내일(9일) 중 다시 5차 접촉을 하자" 고 북측에 제의, 기대를 모았던 합의서 채택은 다시 연기됐다.

○…梁수석대표 등 남측대표단은 오후 2시43분쯤 늦은 점심식사를 위해 판문점 남측지역인 '자유의 집' 으로 건너왔다.

3차 준비접촉(3시간13분)때보다 긴 4시간43분간의 협상 뒤였다.

梁대표는 이때만 해도 "잠시 쉬었다가 다시 회담장에 가겠다" 며 협상을 재개할 뜻을 비췄다.

그러나 오후 4시쯤 梁대표는 "취재기자단의 수와 의제 표현 문제가 남아 9일 오전 10시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 집에서 다시 접촉하자고 북에 제의했다" 고 밝혔다.

이날 협상은 정회와 수석대표간 단독접촉이 연속됐다.

협상에 들어간 지 30여분 만인 오전 10시30분 정회에 들어간 것을 시작으로 30~40분간 회담 뒤 정회와 재개가 줄곧 반복됐다.

梁수석대표와 金단장은 두차례 정회 직후인 오전 11시50분쯤 대표단을 물리고 단독으로 만나 30여분간 쟁점사안을 두고 담판에 들어갔으나 합의점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이들은 서울과 평양으로부터 훈령을 받은 뒤 오후 1시 다시 만났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12분 만에 헤어졌다.

수석대표들의 대기실엔 양측 수행원들이 전해주는 종이쪽지가 분주히 전달됐다.

○…이에 앞선 오전 10시 닷새 만에 다시 협상테이블에 나온 양측 대표단은 "반갑다" "잘해보자" 며 환담했다.

金단장은 "오늘은 4차 접촉이지만 3차 접촉의 연장이라고 보고 오늘 결속하자" 고 맞장구.

회담장 주위에선 金단장의 '결속' 이 실무절차 합의서 채택을 의미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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