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재 "여 약속안지키면 협력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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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8일 남북 정상회담 진척상황 등과 관련해 정부측에 불만을 나타냈다.

기자간담회에서 李총재는 "정상회담 실무접촉과 대북(對北) 비료지원 문제와 관련해 정부는 야당에 아무런 보고도 하지 않고 있다" 며 "말(김대중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초당적 협력 합의)과 행동이 따로 간다면 문제가 있다" 고 지적했다.

- 20만t의 대북 비료지원 방침을 어떻게 보나.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다. 정권이 야당에 대해 최소한 협조(보고.통보)도 하지 않고 어떻게 야당의 초당적 협력을 바랄 생각을 하나. 과거 두차례 있었던 대북 비료지원도 이산가족 상봉을 전제로 하는 등 상호주의 차원에서 이뤄졌으므로 이번에도 그 원칙을 지켜야 한다."

- 린다 김 로비의혹 사건에 대한 입장은.

"(1993년)감사원장 시절 율곡사업 감사를 했다. 율곡사업이 국방문제에 대한 마지막 감사가 되길 바랐다. 그런데도 새로운 부정의혹이 발생한 것은 매우 통탄스러운 일이다. 의혹이 있는지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 "

- 李총재에게 도전하는 총재후보들이 당이 사당화(私黨化)하고 있다고 비판하는데.

"다른 정당과 비교해 독특한 당내 민주화 과정을 겪고 있다. '친(親)이회창' 또는 '비(非)이회창' 으로 불리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과거와 같은 대립적 파벌은 존재하지 않는다."

- 386세대들이 크로스 보팅(자유투표)을 주장하고 있는데.

"젊은층이 새로운 정치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크로스 보팅은 당론이 정해지지 않았거나 당론으로 그렇게 하기로 정했을 때 하는 것이다. 당론 결정 이전까지는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지만 당론이 정해지면 따르는 게 정당정치의 원칙이다."

-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는 '일본식 연정(聯政)' 에 대한 견해는.

"국민이 바라는 정치는 양당구조에서 서로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라는 것이다. 인위적 개편이나 부정적 책략이 횡행하는 정치로 간다면 국민이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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