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사령탑 절반이 프로출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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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제34회 대통령배 고교야구를 통해 전국 53개 고교의 전력 평준화 현상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대도시팀과 지방팀, 전통의 명문으로 불리는 팀들과 창단 5년 미만의 신흥팀들이 큰 전력차이 없이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있다.

그 배경에는 프로야구 출신들이 지도자로 부임, 단기간에 팀 전력을 끌어올린 '신기술 접목' 이 자리잡고 있다.

올해 대한야구협회에 등록된 53개 고교팀 가운데 프로출신 지도자가 감독을 맡고 있는 팀은 17개팀. 아마출신 감독이 사령탑을 맡더라도 프로출신 코치를 둔 팀이 12개팀이어서 전체의 절반이 넘는 29개팀이 프로출신 지도자를 두고 있는 셈이다.

기존 지도자들의 벽이 높아 프로에서 은퇴한 선수가 곧바로 프로코치가 되거나 구단에 자리잡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때문에 이들은 은퇴 후 곧바로 대한야구협회의 2급 경기지도자 자격증을 따내 모교나 프로 연고팀 감독.코치로 속속 부임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킨 속초상고의 경우 최성호 감독은 1980년 선동열과 함께 광주일고를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프로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최감독은 쌍방울.해태.LG를 거친 송인호 코치와 호흡을 맞춰 가능성있는 선수들을 집중 조련, 창단 3년 만에 처음으로 전국대회 8강으로 끌어올렸다.

또 2연패를 노리는 부산고는 조성옥 감독.김종석 코치의 '롯데파' 가 조화를 이룬 팀이다.

광복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경기고는 OB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곽연수 감독과 신경식.박현영.강길용 코치를 영입해 8강에 진출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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