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연예인 마약 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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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인기그룹 '업타운' 멤버 등의 마약투약 사건은 시중에 소문으로만 떠돌던 연예계의 마약실태가 사실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검찰은 TV 스타들의 일탈된 모습이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그릇된 자화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연예계 마약사범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 연예계 마약실태〓검찰 수사로 1970년 이후 거의 해마다 마약과 대마초 수난을 겪어온 연예계가 아직도 '백색의 유혹' 에 취약함이 드러났다.

최근 연예계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이라면 "아무개가 히로뽕을 한다더라" 는 소문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소문들은 상당수 검찰쪽 제보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연예인들이 마약에 탐닉하는 이유를 낮밤이 뒤바뀐 바쁜 스케줄과 무대공포증, 인기에 대한 중압감, 유혹에 쉽게 노출되는 환경 등으로 해석한다.

업타운도 음반불황으로 인한 심리적 공황이 마약을 접한 배경이 됐다.

지난 10년간 마약으로 구속된 연예인은 20여명 선. 이승철.신해철.현진영.이현우 등 인기가도를 달리던 연예인들이 추락의 길을 걸었다.

97년 검찰의 마약사범 직업별 분포에서 연예인은 5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도 인기개그맨 신동엽(29)씨가 대마초 흡입 혐의로 구속, 충격파는 끊이지 않았다.

◇ 검찰 수사〓검찰의 연예인 마약수사가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소문만 무성할 뿐 점조직처럼 흩어져 있어 연결점을 찾지 못하고 중도 하차하곤 했다.

검찰은 이번에도 "어떤 뚜렷한 혐의점을 확인하고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고 밝혔다.

추가로 혐의가 드러난 연예인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 검찰 수사관계자는 30일 "연예계 마약사범을 뿌리뽑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겠다" 고 말해 어느 때보다 강도높은 수사가 펼쳐질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일부 첩보는 근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 설명, 1차 스크린 작업이 끝났음을 암시했다.

검찰은 특히 최근 서울 신촌 테크노바 등을 상대로 한 수사과정에서 가수.모델 등에 대한 수사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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