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첵랍콕 공항, 이미지 변신 안간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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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홍콩의 첵랍콕 공항에 인터넷 카페와 하이테크 쇼핑몰을 갖춘 '사이버존' 이 생긴다. 갈아타는 승객을 위한 배려다.

공항 한쪽엔 이미 피곤한 승객들을 위해 안마시설까지 갖춰놓았다. 뿐만 아니다. 올해 안으로 돔 모양의 대형 스크린을 갖춘 영화관도 개설한다. 이곳에선 15분짜리 '단편영화' 를 끊임없이 상영할 예정이다.

공항관리공단의 크리스 도놀리 대변인은 "첵랍콕 공항이 고객편의를 위한 시설을 추가한 것은 1998년 7월 개장 초에 겪었던 사고로 땅에 떨어진 명예를 만회하기 위해서" 라고 밝혔다.

기존의 카이탁(啓德)공항을 대신해 문을 연 이 신공항은 당시 악몽 그 자체였다. 화물이 엉키는가 하면, 비행기 이착륙 시스템도 엉망이었다.

공항내 식당은 음식 연기와 냄새가 빠지지 않아 장터 뒷골목을 연상케 했다. 정전사고마저 빈발해 홍콩의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 아시아 최고공항이라는 싱가포르의 창이 국제공항과 경쟁한다는 목표는 간 곳이 없었다.

한달간 계속된 대혼란은 홍콩정부에 수백억달러의 손실을 안겼다. '회귀 1주년 기념식' 에 맞춰 개항일정을 당긴 게 화근이었다. 도놀리 대변인은 "톡톡히 값을 치르고 배운 것은 경제에 정치적 고려가 끼이면 안된다는 것과 '고객 제일' 이 아니면 안통한다는 사실" 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2월까지 예상 승객 3천70만명 중 8백50만명이 갈아타는 승객이고, 이들의 평균 대기시간은 무려 4시간" 이라 말하고 "앞으로 공항의 경쟁은 갈아타는 승객들을 어떻게 만족시키느냐로 모아질 것" 이라고 전망했다.

홍콩〓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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