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보스톤컨설팅그룹 다케시 서울지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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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전자상거래에도 다윈의 진화론이 적용돼 승자와 패자가 정해질 것입니다."

보스톤컨설팅그룹(BCG)의 이노우에 다케시(井上 猛.53)서울지사장은 전자상거래와 관련 "일부에서 과열을 우려하고 있지만 아직은 초보 단계로 기회가 많다고 본다" 며 "그러나 많은 씨앗 중 강한 것 만이 살아남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BCG는 1963년 미국 보스톤에서 창업한 세계적 컨설팅 전문업체로 현재 전 세계 47개국에 4천여명의 컨설턴트를 두고 있다.

이노우에 지사장은 동경대 법대.미국 스탠포드대(MBA)를 졸업한 뒤 미쓰이상사에서 13년, BCG에서 16년동안 근무했으며 99년 5월 서울에 부임했다.

그는 컨설턴트 41명 등 66명의 직원을 둔 서울사무소를 맡으면서 현역 컨설턴트로 뛰고 있다.

- 한국 기업을 선진국 기업과 비교하면.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어느 나라든 우수한 기업이 있고 선진국에서도 생존이 어려운 기업이 있다.

과거 국적으로 기업을 평가하던 시절이 있었으나 이젠 '한국주식회사' , '일본주식회사' 같은 기업 모델은 설 자리가 없다.

이는 곧 집단 시대가 끝났음을 의미한다. 소속 국가나 업종 대신 개별 기업의 능력이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시대다."

- 이같은 개성 시대에 기업이 성공하려면.

"다섯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우선 투자자와 주주를 만족시켜야 한다. 또 기업이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려면 투명경영을 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도 우량기업의 전제 조건이다. 나사못에서 인공위성까지 다 하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책임경영도 중요하다. 기업 경영자는 무사안일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 비전이 분명해야 한다."

- 기업활동에 대한 정부의 규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에도 정부 규제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한국은 정부 개입을 통해 경제를 혁신적으로 바꿔놓았다.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일본에선 정부 규제가 적지만 문제도 있다.

90년대 초반부터 거품 논쟁이 있었으나 일본 기업들은 스스로 변화하는데 늦었고 아직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적극 나섰더라면 극복이 빨랐을지도 모른다 다만 정부 개입이 지나치면 또다른 부작용이 생기므로 조심해야 한다."

- 수입선다변화가 해제돼 일본 제품이 한국에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일본 기업은 한국 진출에 매우 신중하다. 한국 제품의 품질도 뛰어나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일부 일본 기업들은 한국 기업의 일본 진출을 통한 반격을 걱정하기도 한다."

민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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