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단결 불의" 김성재 수석 발언 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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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야 영수회담 이틀 만인 26일 한나라당은 청와대 김성재(金聖在)정책기획수석을 경질할 것을 요구했다.

金수석이 '주간조선(5월 4일자)' 과의 인터뷰에서 4.13 총선에서 나타난 영.호남의 지역주의는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한 데 자극받은 결과다.

金수석은 "호남의 단결과 영남의 단결을 같은 싹쓸이로 보는 양비론(兩非論)은 잘못된 것" 이라며 "마이너리티(Minority:소수)의 단결은 정의(正義)지만, 머조리티(Majority:다수)의 단결은 불의(不義)" 라고 주장했다.

그는 "5.16 군사정권 이후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40년 가까이 지배해온 집단에 의해 억압당했던 마이너리티가 단결해 지역을 싹쓸이하는 것을 지배집단의 단결과 똑같이 보는 것은 잘못된 역사인식" 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지역감정을 교묘하게 조장하는 궤변" 이라는 성토성명을 발표하고 문책을 요구했다.

金수석은 "망국적인 지역주의를 극복해야 한다는 신념에서 말한 것이 잘못 전달돼 오해가 빚어졌다" 면서도 "흑인과 백인, 노동자와 기업주, 여성과 남성의 단결은 서로 다른 것이고, 마이너리티 단결은 역사적으로 볼 때 정의적" 이라며 權대변인 성명에 유감을 표명했다.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은 다시 "현 정권의 영구집권 필요성을 뒷받침하려고 그런 해괴망칙한 망언을 계속하는 것 아니냐" 는 비난성명을 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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