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교통대란…최대 버스업체 노사분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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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제주도내 최대 버스업체가 부도에 이어 노.사갈등에 따라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제주시내 입석버스업체인 ㈜한일여객의 근로자들은 지난 24일부터 파업을 강행, 이틀째인 25일까지도 이 회사 버스의 정상운행이 이뤄지지 않아 시민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제주시 화북동 차고지에는 이 회사 근로자들이 아예 차량으로 진입로를 막아 버스운행 자체가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일여객은 지난 1962년 설립, 1백23대로 도내에서는 가장 많은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지난 1월 부도처리된 뒤 사측이 10억여원의 체불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데다 최근 일부 근로자만을 상대로 임금을 지급, 근로자들끼리도 갈등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와 제주시가 나서 노.사간 협상을 유도하고 있지만 사측은 사실상 경영에 손을 떼려는 움직임이다. 면허반납 의견까지 내비치고 있다.

"45억여원에 이르는 누적부채를 감당할 수가 없는 등 회사정상화는 어렵다" 는 것. 이 회사 노조와 전국자동차노련 제주지부는 ▶한일여객 임원진 사퇴▶회사포기각서 서명▶체불임금의 제주시 보증▶노.사.정 비상운영기구의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시 등 자치단체는 "체불임금의 보증은 곤란하다" 는 입장이다. 시는 대화.삼영 등 나머지 2개의 제주시내 버스업체 차량과 관용차량 등을 동원, 시민불편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조속한 시일 내에 정상운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면허취소가 불가피하다" 고 말했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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