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권사들 '고객 달래기' e-메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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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최근 미국 증시의 주가의 폭락으로 주식 거래가 급감하자 미국의 온라인 증권사들이 '고객 붙잡기' 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주 초 온라인 증권사인 E트레이드와 찰스 슈왑은 "시장 사이클은 순환하기 마련이며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고려하고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해야 한다" 는 내용의 e-메일을 최고경영자 명의로 고객들에게 보냈다.

슈어트레이드도 자사 웹사이트에 투자자 교육 부분을 강화했다.

고객이 현재 장세의 어떤 점에 가장 혼란을 느끼는지 계속적으로 설문조사를 갖고 있다.

주피터 커뮤니케이션의 조사에 따르면 주식을 보유한 미국내 4천6백50만가구 중 9백50만가구가 온라인 증권 거래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투자자의 상당수는 초보 투자자들이다.

계속되는 증시 활황세에 백만장자의 꿈을 안고 투자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요새같은 혹독한 하락장은 겪어본 적 없다는 것 또한 공통점이다.

이들이 동요하지 않고 주식 투자에 계속 관심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향후 장세 전망을 상세히 e-메일에 실어보내는 친절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개미 군단이 막대한 금전적 피해를 보건 말건 별 관심이 없는 우리나라 증권사들의 '배짱' 에 비하면 감동적인 애프터 서비스라고 할 만 하다.

e-메일을 받는 미국 고객들은 대체로 온라인 증권사들의 자상한 고객 배려를 고마워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주식 투자의 ABC에 불과한 메시지를 받는다한들 달라질 게 무어냐" , "아무리 그래봐야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개인 투자자들" 이라며 일축하기도 한다.

그러나 찰스 슈왑은 최근 98%에 이르는 투자자들이 하락 장세를 시장 조정 과정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 온라인 증권사들의 '고객 달래기' 가 헛된 노력으로 그치지는 않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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