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주가 '저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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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국내 기업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흑자를 냈지만 최근 국내 증시 침체로 주가이익비율(PER)이 외국 기업들에 비해 더욱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PER는 주가를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비율로, 낮을수록 이익 규모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음을 의미한다.

증권거래소는 KOSPI200 기업의 지난해 결산실적을 바탕으로 PER와 배당수익률을 산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그동안 증권거래소는 상장기업 전 종목의 PER를 발표해 왔으나 앞으로는 외국처럼 대표종목인 KOSPI200의 PER를 발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지난해 실적반영 결과〓지난해 실적을 반영하지 않았을 때 KOSPI200 기업의 PER는 29.9배였으나 실적을 반영하고 국제기준에 맞춰 계산한 PER는 20.3배(4월 21일 주가 기준)로 떨어졌다.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배당수익률도 실적 반영 전에는 0.7%에 불과했으나 실적을 반영하자 1.4%로 높아졌다.

◇ 국내외 기업 비교〓▶미국 S&P500 기업 31.3배(이하 주가는 3월 말 기준)▶독일 DAX지수 편입기업 24.6배▶영국 FTSE100 기업 30.4배▶일본 닛케이225 기업 84.9배로 국내 기업의 20.3배보다 훨씬 높았다.

증권거래소의 정경수 정보통계부장은 "지난해 실적을 반영하지 않더라도 국내 기업 PER가 외국 기업에 비해 낮았지만 실적을 반영한 결과 더 낮아져 최근 국내기업의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고 설명했다.

기업별로 봐도 국내 기업은 ▶포항제철 5.9배▶한국전력 13.4배▶삼성전자 15.7배로 미국의 ▶GE 47.5배▶AT&T 28.9배▶시티그룹 19.2배 등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 업종별 PER〓국내 기업을 업종별로 보면 운수.창고업의 PER가 4.1배로 가장 낮았으며 다음으로 ▶비금속광물 4.9배▶화학.석유 6.7배▶음식료품 7.2배 순서로 낮았다.

반면 통신업은 PER가 1백22.1배에 달했으며 광업도 55.5배로 순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배당수익률은 운수창고업이 4%로 가장 높았던 반면 통신업이 0.3%로 가장 낮았다.

종목별로는 금호산업 1우의 배당수익률이 20%로 지난해 시중 실세금리(회사채 평균 유통수익률 기준 9%)보다 훨씬 높았고 코오롱 1우.쌍용정유 1우.코오롱건설 1우.동부건설 1우.금호석유화학 1우 등 우선주들의 배당수익률이 15%가 넘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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